아기 엎드려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민사책임은 인정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유아를 엎드려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이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지게 됐다.
　
　23일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최승록 부장판사)에 따르면 생후 5개월 된 아이를 숨지게 했다며 어머니 H씨 등 유족이 어린이집 원장 강모(33)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54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는 아이를 엎어 재울 경우 영아급사증후군 사망률이 3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감기에 걸린 유아를 엎어 재운 뒤 방 안에 홀로 방치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린이집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하며 “사망원인이 명백하지 않고, 사고 당시 아이가 감기에 걸려 악화된 건강상태가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9년 1월 당시 생후 5개월이었던 K군은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바닥에 엎드려 자던 중 호흡 곤란 등으로 숨졌다.
　
　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원장 강씨와 보육교사 이모(55)씨에게 “엎드려 재웠다고 영아급사증후군이 발병했다고 볼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유족은 어린이집을 상대로 2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