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지난 17일 법률고문실을 개편하면서 크리스토퍼 강을 기용했다. 이번 인사는 백악관 수석 법률고문이었던 로버트 바우어가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캠프로 옮기면서 후임으로 캐트린 러믈러가 승진 기용되면서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크리스토퍼 강은 러믈러와 3명의 부수석, 또 한 명의 선임 고문으로 구성된 백악관 법률고문실 수뇌부에서 요직을 맡게 됐다.
크리스토퍼 강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7년간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의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차남이다. 강 박사는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크리스토퍼 강은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연방판사 인선과정과 절차를 보좌하고 자문하면서, 사법부 고위직 인선과 관련한 실무를 책임지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하는 모든 연방판사가 크리스토퍼 강의 손을 거쳐 결정되는 셈이다.
연방판사는 주요 판결을 통해 미국 내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의 가치와 이념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로, 특히 연방대법원은 미국적 가치의 유지와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 법률고문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대통령의 법률자문과 사법부 인선 등을 보좌하는 조직이다. 크리스토퍼 강이 맡은 선임 고문 직위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해당한다.
크리스토퍼 강은 시카고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학부시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이 대학 학생처장을 지냈다. 이 인연으로 그는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던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로스쿨 재학 중 당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2001년 변호사가 돼 일리노이주 출신인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크리스토퍼 강은 2005년부터 의회 전문지 '더힐(The Hill)'이 선정하는 '35세 이하 최우수 보좌관 35인'에 해마다 선정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에 입성했다.
강 박사는 차남의 발탁에 대해 "한국계로서 미국을 움직이는 연방판사들을 심사하고 추천하는 영광스러운 일을 맡게 돼 대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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