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관계자의 말처럼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잘나가던 삼성에 제동이 걸림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IMF사태와 리먼쇼크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가 이번에는 어떠한 묘수를 찾아낼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위기의 실체
이번 위기론의 직접적 원인은 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북미·유럽 소비시장 침체이다. 세계 최대 전자·IT 소비시장인 이들 지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이다.
대만 시장조사전문 기관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8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전월대비 평균 3% 하락했다. 지난 5월 한 차례 상승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떨어졌다.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이유는 북미와 유럽지역의 주요 업체들이 경기침체 영향에 따른 성수기 수요 감소를 우려해 보수적인 재고 관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반기에 패널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 패널 수요가 글로벌 소비경기 위축으로 인한 패널 수요 약세로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할 전망이다.
송은정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소비경기가 급격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2011년 하반기 패널 가격은 완만한 하락 또는 횡보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들의 견제도 삼성이 넘어야 할 산이다. 당장 구글은 미국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삼성전자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은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또 애플은 갤럭시S Ⅱ와 갤럭시탭에 대해 특허 침해 소송을 걸며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LCD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렸던 일본과 대만 업체들도 ‘타도 삼성’을 외치고 나섰다.
◆"해답은 中에 있다"
이같은 위기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초 발표한 TV 판매 목표를 낮추지 않았다. 중국·중남미 등 신흥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유럽·미국의 TV시장 침체를 만회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와 유럽을 대체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평판TV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관은 “올 세계 TV시장이 당초 전망치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의 LCD TV 수요는 4600만대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이 15%에 불과했던 중국의 PC시장도 오는 2017년에는 23%로 미국 시장과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노트북과 태블릿PC 등 휴대용 PC 출하량도 지난해 2900만대에서 오는 2013년 7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국 공략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3D LCD TV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 18.3%에서 9.3%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점유율 33.0%와 비교하면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저가의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을 채택한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증가했다. 하이센스는 26.9%의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스카이워스(16.8%) 콘카(15.3%) 등 중국 업체들이 나란히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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