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주한 리비아 경협대표부 건물 옥상에는 기존의 녹색기 대신 반군 세력이 이끄는 과도국가위원회(TNC)가 사용하는 삼색기가 게양돼 있다. 대표부 측은 이날 정오께 깃발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녹색광장에 녹색기 대신 삼색기가 걸렸고,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리비아 대사관도 현재 삼색기를 게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색기는 지난 1951년 리비아가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할 당시 사용된 국기로 녹색은 이슬람 평화사상, 붉은색은 독립투사들이 흘린 피, 검은색은 엘 세누시 왕가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뜻한다.
그러나 1969년 왕정 타도 쿠데타를 일으키며 집권한 무아마르 카다피는 1977년 삼색기를 녹색기로 교체했다.
카다피는 과거 ‘그린북’이라는 제목의 혁명지침서를 출간했고 이번 리비아 사태 때도 지지 세력에게 녹색 완장을 차도록 지시하는 등 녹색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삼색기를 드는 것은 카다피에게 빼앗긴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상징하는 행위라는 것이 반군 시위대의 설명.
외교부 당국자는 “주한 리비아 경협대표부가 자국 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깃발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부로부터 정확한 입장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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