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비지출 증가는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100원을 벌면 약 19원은 세금과 같은 고정비용으로 나간다. 그만큼 서민들의 살람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증거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자비용을 비롯해 조세·연금·사회보험 등 2분기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70만8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득세·자동차세 등 경상조세가 10만1932원으로 8.4% 늘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10만6320원)과 연금(10만1308원) 지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9%, 6.2% 증가했다.
취득·등록세, 상속세 등 비경상조세는 1만9299원으로 금액은 많지 않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7.48%, 2009년 17.99%, 2010년 18.59%에 이어 올해는 18.87%로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층별로는 1분위의 소득 대비 비소비지출 비중이 19.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4분위(19.72%), 5분위(19.53%), 3분위(17.45%), 2분위(17.00%) 순이었다.
비소비지출이 증가한 데는 늘어난 이자비용도 한몫 했다. 올 상반기 내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하면서 통화당국이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계의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이자비용 비중은 2.32%로,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소득 대비 이자비용의 비중은 2006년 1.68%, 2007년 1.75%, 2008년 1.94%, 2009년 2.00%, 지난해 2.18%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이래 줄곧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7만40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한 가구가 한해에 88만8996원의 이자를 내는 꼴이다.
통계청은 "이자비용은 주택을 사기 위한 대출이나 가계 운영 등을 위해 빌린 돈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사업 목적을 비롯한 기타 대출까지 포함하면 이자부담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가 900조원 가까이로 늘어나고 기준금리도 인상되면서 가계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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