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항공사, 한국 여승무원 채용에 팬티만 입혀 가슴 만져 검진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한 외국 항공사가 한국인 여성 승무원 모집과정 중 지원자들에게 속옷 하의만 남기고 모두 벗게 한 뒤 가슴을 만져보는 방식으로 신체검사를 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은 지난 6월말 한국에서 여성 승무원 18명을 뽑는다는 공고를 내자 수백명이 지원했다.
　
　이중 서류전형과 1차 면접 등을 통과한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7월 현지인 남성 의사가 입회한 채 신체검사를 실시했으나 항공사측은 여성 지원자들에게 속옷 하의만 남기고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검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진 과정에서 속옷 하의만 입은 상태인 지원자들을 자리에 눕게 한 뒤 가슴 등의 신체부위를 직접 만져보는 행위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루다항공 관계자는 “지원자에게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뒤 신체검사를 진행했다”며 “가슴을 만져보는 촉진(觸診)의 경우 일부 보형물을 넣은 여성은 기내에서 기압이 떨어졌을 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국가의 종교적 이유로 신체에 문신이 있는지를 까다롭게 검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과 호주 등 세계 각국의 지사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신체검사를 한다”며 “항공사마다 절차는 달라도 메디컬 테스트는 필수과정으로 항공사가 지정한 현지 병원의 원장이 직접 통상적인 진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항공업계와 여성계에서는 ‘문화나 종교적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정말 그런 식으로 신체검사를 했는지 도무지 믿기 힘들다”고 했으며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 메디컬 테스트는 다들 하지만 엑스레이를 촬영할 때에도 가운을 입히고 하는 정도”라며 “이 같은 방식으로 검사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