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 |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법 복제는 소프트웨어(SW) 인력양성의 암(癌)적 존재다. 무형자산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정보기술(IT)의 초석을 세우는 일이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40%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10개 중 4개는 불법복제된 것이라는 의미다.
2006년 불법복제율 45%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했지만 20%대인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2배 이상되는 수치다.
2009년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금액은 68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술력이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무너뜨릴 만한 금액이다.
2010년에는 불법복제율이 1% 낮아졌지만 손실액은 오히려 8600억원으로 늘어났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무시해왔다.
무형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으니 당연히 불법복제가 횡행해질 수밖에.
지난 6월 15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공공기관 대상 SW 자산관리 세미나에서 김은현 SPC 회장직무대행은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교육은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율을 낮추고 그 시장을 튼튼하게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라며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시장을 호령하는 기업의 힘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불법복제 관행이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연구소·마이크로소프트(MS)·어도비시스템즈 등 국내·외 소프트웨어업체 120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국내 IT산업을 위축시키는 주요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판희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 본부장도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혁명을 일으키며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증가와 그 시장성에 대한 혁신에서 나타났 듯, IT를 움직이는 힘은 소프트웨어”라며 “소프트웨어는 보이지 않는 IT 산업의 근간으로 이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불법유통때문에 시장성을 잃고 보호받지 못한다면 소프트웨어 개발 열정이 식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의지를 저하시키는 상황에서 IT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불법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팽창하는 IT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움직임은 벌써 일어나고 있다.
세계 IT업계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 IT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삼켰고 애플은 특허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PC 1위인 HP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치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급기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지난달 ‘2011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하며 “5년, 10년 후를 위해 소프트웨어기술·S급 인재·특허 등을 지금 당장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서비스에 제 값을 쳐주지 않는 분위기도 문제다.
소프트웨어는 제품이 팔린 후에도 꾸준한 유지보수가 필수지만 중소 업체는 이와 관련해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 등 소프트웨어 선진국의 제품 유지보수 비용은 제품 가격의 20% 정도지만 국내는 7%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리한 일정과 턱 없이 부족한 개발 인력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3D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영국 EIU(Economic Intelligence Unit)에서 내놓은 글로벌 IT 경쟁력 연구 보고서는 저작권 보호와 관련,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때 IT 산업, 무엇보다 SW 개발에 더 큰 투자와 발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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