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하반기까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전 라인업을 모두 갖추도록 하겠다. ETF시장을 향후 성장동력을 삼겠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신임 운용총괄임원(CIO)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ETF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CIO는 "ETF 시장은 현재 성장 초기단계고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곳이다"라며 "내달 레버리지·인버스ETF 출시를 시작으로 ETF 상품을 쏟아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ETF시장이 초기단계라 우려되고 있는 거래량에 대해서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행할 것"이라며 "그 가운에 하나로 실전투자대회를 개최해 투자자들이 ETF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현재는 개인 투자자 중심인 시장이지만 차츰 선진국처럼 기관들이 참여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크레딧(회사채) 투자상품도 적극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CIO는 "현재의 저금리 환경 속에서 최근에는 순수채권형 대신 자산선택 전략을 강조하는 크레딧(회사채)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국내 크레딧 운용 경험 등을 적극활용해 아시아지역의 크레딧 부문에도 핵심역량을 발휘해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 비중을 36% 정도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아시아권 채권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채권시장이 발달한 싱가포르 OCBC와 손을 잡고 아시아 채권에 대한 분석 등을 협업할 방침이다.
그는 재간접 헤지펀드(Fund of Hedge Fund)로 본격적인 헤지펀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CIO는 "재간접펀드야 말로 투자자들이 만족할만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는 상품"이라며 "하반기 재간접펀드를 통해 헤지펀드 시장의 플랫폼을 확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간접펀드는 편입펀드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수익률 감소 없이 리스크가 낮아지기 때문에 하나의 상품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주식 보유 비중을 늘릴 때라고 평가했다. 주가는 3분기에 바닥을 다지며 1650~185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4분기에 반등해서 20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CIO는 "미국의 경상·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정책여력이 많이 소진됐지만, 미국은 통화를 찍어낼 수 있는 발권국이기 때문에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연합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속도가 더디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안정매커니즘(ESM)을 만드는 등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는 만큼 유동성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이 크기는 하지만 각국의 정책대응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충분히 진정될 것이고, 이후 경기가 완만한 회복기조를 유지하면서 주가도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CIO는 "현재는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할 시기이고 강한 기업을잘 가려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식비중의 경우 어느 한종목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가 아니다"고 전했다.
김영일 신임 CIO는 지난 89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펀드 매니저를 시작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투신운용 등에서 주식운용 본부장을 거쳤다.
지난 2008년 4월 친정인 한투운용으로 복귀해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아왔다. 전임 CIO인 강신우 부사장이 한화투신운용의 초대 사장으로 옮겨가면서 CIO를 겸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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