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스티브 잡스 사라진 애플 '넘버 1' 자리 지켜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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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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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선장 없는 애플호(號) 어디로 가나.'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그간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동격(同格)으로 취급되었다.

그만큼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스티븐 잡스 브랜드가 막강했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스티브 잡스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애플의 미래에 수많은 물음표가 붙게 됐다.

글로벌 IT업계는 일단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놓은 애플의 개발전략과 기업문화는 유지될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가장 큰 현안으로 꼽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후속작 개발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인 팀 쿡 CEO를 비롯해 핵심 개발진 및 경영진이 모두 잡스가 뽑고 키워온 최고의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시각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최근 글로벌 모바일 산업이 격변의 시기에 있는데, 애플은 스티즈 잡스의 개인적인 지적 능력이 이끌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잡스 떠난 애플, 당분간 집단지도체재로

잡스는 사임을 발표하면서 후임자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추천했다.

팀 쿡은 잡스가 간 이식 치료를 위해 휴직하고 있는 동안 애플을 사실상 끌고온 만큼 CEO에 임명되면 무난하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더욱이 쿡은 애플에서 12년, IBM 등 컴퓨터업계에서 18년을 보낸 만큼 격심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IT업계에서 애플을 이끌 지도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제조·유통·공급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맥, 아이패드 등과 같은 시장을 선도할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쿡의 트레이드마크인 비용 절감과 빼어난 마케팅,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실적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변신하느냐가 애플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때문에 애플은 앞으로 잡스 중심의 1인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크다

팀 쿡은 그동안 두번이나 CEO 직무대행을 해왔고, 조율에 뛰어난 사람인 데다 스티브 잡스가 비전을 보여주는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잡스는 이날 사임을 밝힌 서한에서 이사회 멤버로 남을 뜻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아이폰5를 비롯한 차기 제품군이 앞으로 한 달 안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새 CEO를 내세움으로써 그와 그의 조력자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에 대한 특허 소송… 퇴임 대비한 ‘노림수’

스티브 잡스의 사임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일부 시각이 있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스마트 기기를 둘러싸고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잡스의 갑작스런 사임이 일단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다소 성급한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스티브 잡스는 사실상 7년여간 시한부 삶을 살아온 만큼, 퇴진 이후를 준비하는 시간도 충분했다.

특히 삼성에 대한 공격적 특허소송도 물러난 뒤를 대비한 '선제공격'의 측면이 강하다는 게 IT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턱밑까지 추격한 경쟁사에 쐐기를 박아놓으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다만 문제는 이런 대비책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효과를 내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애플에 실망을 느낀 고객이 경쟁사의 다른 제품에 눈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내부 혁신 없으면 IT 공룡 전철 밟을 수도 있어

아이폰에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은 전 세계 IT업체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을 수 있을지가 애플이 앞으로도 세계 최고 기업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자에서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지적한 사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심지어 애플이 IBM, HP 등 거대 IT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아주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애플이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는 평범하고 돈 많은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애플이 가진 IT 최고의 인재들이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을 떠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거액의 스톡옵션을 챙긴 이들이 애플에 있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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