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5일 (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산업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미국 경제가 후퇴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자동차 ‘빅3’는 2009년 방만한 경영과 판매 부진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정부에 구제 금융을 구걸해 간신히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들 ‘빅3’는 2년만에 회생하는 데 성공해 공적 자금 투입 이후 9만명을 추가 고용했다.
덕분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미시간주 7월 실업률은 10.9%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미시간주 앤아버의 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1천700만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연관 분야까지 합치면 6천30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연간 5천억 달러를 급료로 받아 세금으로 1년에 700억 달러를 납부한다.
미국 경제의 엔진이나 다름없다.
자동차 산업이 활기를 띤 덕에 미국 정부의 과도한 재정 적자와 국가 신용 등급 하락에 따른 경제 위기에도 미국 경제가 버티고 있다고 LAT는 분석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생산을 확 줄였던 도요타와 혼다 미국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폴크스바겐, 닛산 등 외국 자동차 업체가 잇따라 미국에 공장을 새로 지은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자동차 관련 부품 업계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 장비와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 업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상무부는 7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발주량은 전달에 비해 11.5%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딜러들도 신났다. 판매 보조인을 더 고용하는 등 판매 부문에서도 신규 고용 창출이 일어나고 있다.
쉐보레와 뷰익 자동차를 파는 딜러 마이크 보우셔는 “경제는 여전히 나쁘다지만 자동차 판매는 늘어나고 수입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2000년 1천700만대가 팔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미국 자동차 산업은 2007년 판매대수가 1천40만대로 쪼그라들었지만, 올해 판매대수는 1천3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새 차를 사는 데 주저한 결과 미국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 평균 차령이 11년에 이르는데다 완성차 업체는 새로운 모델을 이율이 낮은 할부 금융까지 제공하면서 시장에 내놓고 있어 판매량은 더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경제학과 데이비드 설먼 교수는 “자동차 판매대수는 미국 경제의 척도”라면서 “자동차가 잘 팔린다면 경기가 후퇴하리라곤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 로버트 슐츠는 “지금은 자동차 구매 여건이 아주 좋다. 소비자가 두려움을 떨치고 결심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아직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동차 산업의 회생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게 보통이다.
그래도 설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원기를 회복했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미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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