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의 천연가스로 만드는 석유화학제품이 국내 업체들의 수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천연가스에서는 에탄을 뽑아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에틸렌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중동은 풍부한 가스 자원을 바탕으로 저가의 범용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향후 생산능력이 2배로 커져 물량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중동의 폴리에틸렌(PE) 생산규모는 지난 2005년 660만t에서 작년 1160만t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고, 이 중 에탄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역시 에탄가스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북미지역 업체들도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셰일가스는 셰일층에서 발견되는 천연가스를 의미한다.
중국도 가스 개발로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중국에 수출이 편중된 국내 업체들의 잠재적인 리스크다. 중국은 미국보다 회수 가능한 셰일가스 매장량이 1.5배나 많다. 이런 셰일가스 생산은 2015년이나 그보다 더 빨리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스 기반 석유화학제품은 석유의 그것보다 약 30% 저렴하다. 이에 따라 수입된 원유와 나프타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은 저가 원료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 가스전 개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한가지 방법으로 떠올랐다.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이 그 선례가 됐다.
LG화학은 40억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천연가스 개발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향후 현지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저가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현지에 생산기지도 건설해 2016년부터 생산, 유럽과 중국,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에틸렌은 84만t, 폴리에틸렌 80만t 수준이다. 카자흐 KPI(국영석유화학기업)과 합작투자하는 이 사업은, LG화학과 KPI가 각각 6억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28억달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저가 원료를 확보하고 에탄가스 기반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해 중동과 동등한 원가 수준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호남석유화학도 41억6000만달러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개발에 참여했다.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하고 인근에 가스화학플랜트를 건설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메탄가스 등을 생산하는 게 사업 목표다. 수르길 가스전의 매장량은 1300억㎥으로 LNG로 환산하면 약 9600만t 규모이다. 상업생산은 2015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UNG(우즈벡석유공사)와 한국컨소시엄의 합작사업이다. 호남석유화학은 한국가스공사, STX에너지와 함께 컨소시엄 자격으로 참여했다. UNG가 50% 지분투자하고, 호남석유화학과 가스공사가 각 22.5%, STX에너지가 나머지 5%를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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