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다운사이징’ 첫걸음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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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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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나타ㆍK5부터 스포티지Rㆍ투싼ix까지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높였다’ 최근 출시한 대부분 신차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국내서도 엔진 배기량을 낮춰 연비를 높이면서도 더 강한 성능을 내는 이른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시작됐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10일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2.4 모델을 단종하고, 2.0 터보 모델을 새롭게 내놨다.

이 모델은 다운사이징의 ‘모범사례’다. 배기량을 2.4ℓ에서 일반 모델과 동일한 2.0ℓ로 낮췄다. 그럼에도 최고출력(271마력)과 최대토크(37.2㎏ㆍm) 등 성능을 기존보다 30~40% 높였다. 이는 한단계 위인 그랜저나 K7 3.0 모델(270마력)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공인연비는 ℓ당 12.8㎞로 기존과 비슷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보다 앞선 2009년 엑센트부터 에쿠스, 포르테부터 K7까지 전 승용차에 새 GDi(직분사) 엔진을 탑재하며 기존보다 연비를 10% 이상 높였다. 여기에 최근 터보차저 기술까지 도입, 가솔린 직분사 터보 기술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이 같은 기술력은 당초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폴크스바겐 같은 유럽 브랜드의 다운사이징화에 동참, 비약적인 기술적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지난 2009년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한 기술적 기반이 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002년 처음으로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채용했으며, 폴크스바겐이 TSI란 고유의 직분사 터보 기술을 적용,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 동안 최대 경쟁사이던 도요타ㆍ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기술에 집중, 엔진ㆍ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문의 다운사이징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고, 여전히 주류 시장인 기존 내연기관에서 현대ㆍ기아차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대ㆍ기아차가 미국ㆍ중국 등에 비해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인 이유 역시 이 시장에는 다운사이징의 ‘원조’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본격적인 유럽 공략을 위해 올 초부터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 개발에 착수, 2014년께부터 이를 도입한 신모델을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서도 비슷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 세단 브랜드에 한정돼 있던 유럽 수입차 회사들은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각종 신차를 선보이며 수입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했다. 내수 고급차 시장도 과점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폴크스바겐 제타나 푸조 308 등의 연비는 웬만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넘는 ℓ당 22.0㎞ 이상이다.

이에 현대ㆍ기아차 등 국산차 브랜드 역시 최신 다운사이징 기술을 총집결한 고급 신차로 이를 좆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현대ㆍ기아차가 내놓은 그랜저ㆍK7 3.3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아차는 내년 초 오피러스 후속 모델인 K9에 최신 기술력을 총 집결시키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국산 신차의 다운사이징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미국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는 스포티지R 터보가 국내 판매는 미미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중ㆍ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하이브리드ㆍ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 비해 성능 그대로 연비절감 효과가 있는 다운사이징은 소비자에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어필한다. 빠른 시일 내 이 부문에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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