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매 막판에 KT가 입찰 유예라는 카드를 내민 것. 일종의 '작전 타임'을 요청한 것이다.
이 때문에 29일 속개되는 경매에서 양측의 머리 싸움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입찰가가 전청 부지로 뛰어 오를 가능성도 높은데 그 부담은 소비자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 본격적인 탐색전 시작되나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열린 1.8㎓ 주파수 경매 8일차에서 SK텔레콤이 81라운드 입찰가로 9950억원로 써내자.KT가 입찰 유예를 신청했다.
이로써 9950억원이 이날 최종 입찰가가 됐다. 경매 시초가 4455억원에서 5495억이나 뛰어 오른 액수다.
입찰 유예란 경매 참가 사업가가 판단을 한 라운드 미루는 것을 말한다. 각 사업자는 총 2차례의 입찰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매 입찰 때는 전 라운드 최고가의 1% 이상 값을 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82라운드에서 1조원이상을 써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보다 신중한 판단을 위해 유예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입찰을 포기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입찰 유예를 신청한 게 더 이상 입찰을 할 여력이 안되는 때문이지, 입찰가 상승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인 지 알수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1조원을 넘겨도 입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반응을 분석해 봤을 때, 29일 오전 9시 속개되는 입찰에서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될 것으로 관측된다.
어느 한쪽이 먼저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치킨 게임' 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방통위 경매 과열 부추기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로
주파수 경매가 이처럼 과열양상을 띄자 경매를 주관하는 당사자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불안하게 경매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국회에 나가 직접 언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방통위가 이같은 과열 경매를 조장했다는 목소리가 높아 지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 최종경매가의 최소 1% 이상 경매가를 올리는 오름 입찰 방식을 채택했다.
최대 가격이나 라운드 제한이 없다.
지금 경매 방식이라면 100라운드 200라운드 동안 경매가 지속돼 2조~3조원까지 올라도 방통위가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모 이통사 관계자는 "경매 가격이 적정 가격이상 올라 가면 이는 통신사의 투자 여력을 갉아 먹는 꼴이 된다. 방통위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며 방통위쪽에 직접 질타를 가했다.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도 도마위에 올랐다.
방통위가 이번 경매에 내 놓은 주파수 선택의 폭이 작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방통위는 이번에 800㎒, 1.8㎓ 2개 대역 주파수를 동시에 내 놓았다지만 실상은 2개 사업자가 1.8㎓ 주파수를 놓고 무한경쟁을 벌이게 되는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방통위의 이같은 허술한 정책으로 소비자가 그 피해를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게다.
사업자들 주파수를 따더라도 무리한 베팅의 결과 재무 구조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이른 바 '승자의 저주'다.
그런데 이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가 떠 안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구조로 연결된다.
통신사가 승자의 저주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통신비 인상이라는 카드를 내 놓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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