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처음이다.
28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공원에서 밤을 지샌 시민들은 오전 10시 대열 선두에 ‘MB 너가 해결해’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세우며 서울 용산구 한진중공업 본사 앞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800여명(경찰 추산)에게 해산하지 않으면 물대포를 발사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한 뒤 살수차 2대를 동원해 낮 12시 20분께부터 45분께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살포했다.
경찰은 “집회·시위 선동자를 찾아서 처벌할 방침이다. 불법 시위를 중단하고 해산하라”고 밝혔다.그러나 희망버스 측은 “우리는 합법적으로 신고를 마치고 집회를 열고 있다. 경찰의 ‘불법 시위’ 주장은 거짓말이며 물대포 사용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해산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물대포를 맞을 것”이라고 맞섰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리해고 철회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처벌 등을 요구하는 퍼포먼스와 성명서 낭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이날 오후 1시 자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연행이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한편‘희망버스’ 측은 27일 오후 7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가족과 사업장 정리해고 노동자 등 35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만민공동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ㆍ심상정 고문 등 정치권 인사들도 함께했다.
만민공동회 참석자들은 밤늦게 도심 행진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으며 28일 오전 청와대 인근 인왕산과 안산 등 청계천 인근 야산에 올라 '정리해고 철회'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 등을 전원 사법처리하는 등 강경대응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전에 주최측에 불법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청계광장과 인왕산에서 불법 시위를 했고 도심 교통체증이 야기됐으며 휴일 시민들의 평온한 여가생활 뿐 아니라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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