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펼친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인물로 지목돼온 박씨가 스스로 돌아와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한동안 미적거렸던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캐나다 밴쿠버발 항공편을 타고 전날 오후 5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중수부 수사관들이 공항에서 신병을 확보해 곧장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조사실로 압송했다. 검찰은 압송 직후 법원에서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밤늦게까지 그동안 제기된 정·관계 로비 의혹과 도피 행적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데 이어 이날 오전 조사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날 중 박씨가 받고 있는 기본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계와 금융권 등에 두터운 인맥을 가진 거물급 로비스트인 박씨는 이미 구속기소된 로비스트 윤여성(56)씨, 해동건설 회장 박형선(59)씨와 함께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의 축으로 지목돼 왔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개입하고 그 대가로 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유상증자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3월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공개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캐나다로 도피했으며 검찰의 귀국 요구에 불응해왔다.
검찰은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캐나다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고 캐나다 이민국과 연방경찰을 통해 강제 송환을 추진했다. 또 국내 지인과 변호인을 통해 다방면으로 귀국을 설득해왔다.
박씨는 현지에서 캐나다 이민국 등이 강제추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 등 압박을 받아왔고 지인과 가족 등으로부터 '캐나다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있으니 한국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설득이 계속되자 자진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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