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8원 내린 107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4.80원 내린 1077.00원으로 출발해 장 초반 낙폭을 줄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우며 오후 한때 1072.80원까지 하락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주말 잭슨홀 연설에서 다음달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한 점이 달러 약세를 불러왔다.
특히 잭슨홀 연설 후 뉴욕증시가 상승마감했고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이날 3% 가까이 오르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되살아 나면서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또한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차액결제선물환(NDF)이 하락해 1070원대에 마감한 점도 주효했다.
수급상 중공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 월말 네고물량(달러 매도)도 꾸준히 유입돼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경상수지 흑자가 49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원화 강세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이 같은 달러화의 하락세는 은행권이 저점매수에 나선 데 따라 1070원대 초중반에서 제한됐다. 1,070원대 초중반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수요도 몰렸고 역외도 달러매도를 꺼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한 강연에서 “우리 경제가 전체적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8월은 그동안 연례적으로도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발언한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달러매도 심리가 다소 진정됐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버냉키 발언으로 환율 하락 심리가 강해졌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고 수입업체의 저가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딜러는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8월 무역수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무역수지가 균형 수준의 흑자를 나타내거나 적자로 돌아설 경우 달러매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달러 환율이 큰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1,065~1,08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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