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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발판으로 '금융 강국' 도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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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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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회사는 고객들에게 돈을 걷고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낸 후 일부는 회사가 챙기고 일부를 고객들에게 이익으로 돌려주는 것을 기본적인 사업구조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망이 금융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이유다.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금융회사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발휘하거나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단기간 내에 영업망을 확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인지도와 영업망이 모두 열악한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금융 IT의 발달로 이 같은 약점을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게 됐다.

IT 강국이라는 프리미엄을 금융산업 발전에 적극 활용할 경우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인지도·영업망 열위, IT 경쟁력으로 상쇄

영국의 다국적 금융그룹인 HSBC는 해외점포에서 소요되는 재원을 100% 현지에서 조달한다.

반면 국내 금융회사의 현지 차입비율은 2009년 말 46.1%, 2010년 말 47.4%로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만 결과가 다른 이유는 글로벌 금융회사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열악한 영업망 때문이다.

인지도와 영업망은 금융회사의 예수금 확보 및 자금 차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세계 최대 금융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점포 수는 2만개에 달한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10개 은행의 현지 점포는 총 6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중국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금융시장의 경우 국내 대형 은행도 겨우 사무소 정도를 운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형 금융회사들과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 전자결제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결제시스템을 활용한 결제 규모는 매년 3.6배씩 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내년 초 타행환공동결제망(은행 구분없이 자금을 송금·인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영업망이 부족한 국내 금융회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충환 기업은행 중국법인장은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송금결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면 고객에게 더욱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은행의 영업망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IT 기술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해야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앞선 IT 기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 기업에 대해 자금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해 주거래 은행 지위를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실제로 HSBC는 수백건의 기업자금 결제를 한번에 처리하는 ‘대량자동결제(Mass Payment)’ 서비스로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다.

또 JP모건은 대기업 내 자회사의 자금 수요를 미리 예측해 최적의 재무구조를 제시하는 ‘다중계좌잔액 통합관리(Pool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금융 IT를 활용한 서비스는 시스템에 의해 제공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은 들지만 일단 시스템을 구축하면 추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반면 수수료 수익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며 “글로벌 금융회사를 적극 벤치마킹하는 한편 국내의 발달된 IT 기술을 이용해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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