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1차 유통위원회’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이같이 밝히고 “하지만 한·EU FTA는 분명 상품가격하락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소비문화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는 판매업체들이 당분간 관세인하분을 상품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국내시장 입지강화를 위해 광고, 세일 등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기초화장품의 경우 관세율이 1년에 1.3% 포인트씩 낮아져 5년 후에 철폐되는 등 관세 철폐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EU FTA가 미치는 업종별 영향과 대응방법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먼저 의류분야의 경우 “13%의 원단 관세 철폐로 유럽산 원단을 많이 사용하는 국내 의류업체의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되지만, ZARA, H&M 등 유럽산 중저가 의류브랜드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저가전략을 펴온 탓에 국내 소비시장에서의 가격인하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류의 경우 “와인은 15%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맥주는 30%의 관세가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어서 당장 FTA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위스키는 관세 이외에 부가되는 세금비중이 커 실질적인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의류, 화장품, 가죽 등 명품브랜드의 경우에도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명품의 대중화 추세로 명품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세 인하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업계의 대응에 대해서는 “관세의 단계적 철폐는 상호간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인 만큼 관세의 완전 철폐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응책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본격적 가격인하가 뚜렷해질 경우 중소제조업체의 수익성 압박을 우려, PL제조업체협회와 같은 모임을 결성해 유럽에서 활성화된 PL(Private Label ; 유통회사 자체 브랜드) 시장을 공략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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