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는 권 원장의 발언 취지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수수료 인하 문제는 수익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 원장 "리볼빙 수수료·연체금리 너무 높아"
권 원장은 30일 카드사 사장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리볼빙 수수료와 연체금리의 불합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 원장은 우선 고객의 신용도에 비해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가 너무 높음을 지적하며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리볼빙이란 카드사용액의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 나머지 결제대금은 나눠 갚을 수 있는 서비스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잔액은 2008년 5조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꾸준히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권 원장은 신용판매 리볼빙은 현금서비스 리볼빙보다 예상손실률이 낮은 만큼 수수료도 낮추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약정금리에 비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은 연체 금리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두 단계로만 나눠 적용되고 있는 연체금리를 21.9%(약정금리 17.9% 미만), 25.9%(약정금리 17.9~21.9% 미만), 29.9%(약정금리 21.9% 이상) 등 3~4단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날 권 원장의 발언은 금융권에 소비자 보호를 적극 요구하고 있는 그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향후 카드 고객들의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계속해 왔는데…"
카드업계는 권 원장의 이 같은 요구가 일견 타당한 면도 있지만 업체의 수익성과 관련이 돼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는 그동안 동반 성장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단행해 왔던 게 사실. 지난 2007년 이후 업계는 5차례에 걸려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다.
따라서 수수료와 관련해 앞으로 추가로 내리거나 폐지하기는 어렵다고 항변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수료면에서는 내릴만큼 내린 상황이고 업체 간 경쟁으로 수익성도 좋지 않아 고민이 된다"며 "수수료를 내리기보다는 사회공헌 쪽으로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수수료 인하를 강력히 요청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조만간 일정 부분 수수료를 내리면서 성의표시를 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이날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한 카드사 사장은 "당국의 문제 제기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며 "문제가 있는 제도는 즉각 개선하기로 당국과 업계가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된 방안들은 이미 카드업계와 당국간의 실무적인 협의가 상당히 진행됐고, 이번 간담회에서 카드사 사장단의 확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후속 조치가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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