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공간 부족한 서울 -下> 다각적인 해결책 나와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8-30 18: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무조건 공급위주인 주차해결 방식 바꿔야" <br/>주차장 공동이용제 등 해외정책 벤치마킹 필요해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서울시가 주차난 해결을 위해 거주자우선주차제나 그린파킹을 실시하고 있으나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주차난 해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기존의 공급 일변도의 해결방식에서 벗어나는 등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엔 주차 문제를 충분하지 못한 주차장 공급만을 원인으로 봤으나 최근엔 불충분하거나 과도한 주차시설 공급 및 낮거나 높은 주차요금, 비효율적인 관리 등에 의해 야기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담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짓거나(그린파킹) 초등학교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등 공급 위주의 해결방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주차관련 정책도 과거엔 선공급, 후관리 위주였으나 최근엔 선관리, 후공급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앞서 주차난을 겪었던 선진국들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주차공간이 자동적으로 건물 구입비용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분리돼 분양되는 주차장분리분양제를 적용하고 있다. 주차공간을 분리해 분양할 경우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은 임차인에게는 할인해 분양할 수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및 세인트루이스 도심 역세권에 위치한 아파트 개발 사업의 경우 주차장 분리분양제를 도입해 짧은 시일안에 전부 분양되는 결과를 낳은 바 있다. 약 20~25%의 구매자들은 주차장을 선택하지 않고 저렴하게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차장공동이용제도 주차난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식은 건물의 용도마다 수요자들의 이용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활용해 사무실이나 레스토랑, 극장 등의 주차공간을 시간대별로 공유하여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중 사무실 근무자들이 교회 주차장에 차를 대는 대신, 주말에는 교회 방문객들이 사무실 주차장에 차를 대는 방식 등이다.

영국에서는 공공용지내의 도로와 이면도로를 주차공간으로 이용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주차장의 형태 및 설치 위치를 주택과 연관시켜 사전계획하도록 했다.

독일의 경우는 주차장 공급 수준을 시설의 종류별로 세분화했다. 용도뿐만 아니라 시설의 사용방법에 따라 주차장 수가 다르게 설정돼,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창구업무가 있는 사무실 등에는 주차장 확보율을 높이는 등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 비율까지 고려하고 있다.

일본은 1962년 자동차등록시 보관장소확보를 의무화하는 차고지 증명제(차고법)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본인 차고지 확보율이 대폭 증가하는 한편 본인의 자동차 보관장소는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됐다.

싱가포르에서는 그룹 주차장제도를 활용해 주거지의 주차난을 해소하고 있다. 특정 주택단지의 주차수요가 지나치게 높아서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 그 단지 주변의 주택단지 중에서 주차수요가 낮은 단지를 묶어서 두개의 단지를 한개의 주차장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최진석 박사는 "땅이 좁고 인구가 많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네덜란드가 비슷한데 네덜란드는 ABC정책을 통해 주차난을 극복했다"고 소개했다.

ABC정책은 교통혼잡도를 기준으로 A·B·C로 나누는 것으로, 백화점이나 철도역 등 교통이 가장 혼잡한 A지역의 경우 주차장을 최소한으로 짓도록 하는 반면, 한산한 C지역에는 얼마든지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산한 외곽지역일수록 대중교통편이 적기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해외에서는 이처럼 교통유발이 되는 지역에서는 주차장을 억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주차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선 공영주차장을 없애고 민영화해 주차비를 올리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도 "도심에 1~2인용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늘어남에 따라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진 건 사실"이라며 "싱가포르처럼 도심에 기계식 또는 자주식 주차시설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주상복합아파트의 적정 주차수요에 관한 연구 / 윤현석/2007/영남대 대학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