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역 인접" 역세권 아파트 알짜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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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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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권 형성·역과 실제거리 점검 필수

경의선 운정역에서 바라본 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망이 거미줄처럼 촘촘해지면서 ‘역세권’ 아파트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역세권 아파트는 교통이 편리하고 인근에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생활여건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도권 곳곳에서 지하철역이 쏟아지고 있어 이 같은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지하철노선은 1~9호선을 비롯해 인천1호선, 분당선, 중앙선, 경의선, 경춘선, 공항철도 등 15개 노선에 이른다. 추진 중인 노선도 신분당선, 분당선 연장선, 7호선 연장선, 에버라인 등 다수.

전문가들은 지하철역마다 상이한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에 똑같은 역세권이라고 모두 상권이 활발하고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강남역이나 명동역의 경우 다양한 업무·상업시설이 위치했고 유동인구도 많아 두터운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아파트 앞에 위치해 교통시설로만 존재하는 지하철역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에 상관없이 분양업체들은 단순히 역세권에 위치했다는 점을 이용해 향후 시세차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요자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무늬만 역세권’이란 말이 유행했듯이 역세권도 유형과 배후수요 등에 따라 단순한 교통기능을 하는 곳과 두터운 상권을 형성하는 곳으로 나뉘게 된다”며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도 상권에 따라 자연히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보다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수도권에서는 분양을 하는 단지마다 천편일률적으로 역세권 입지를 홍보수단으로 삼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들의 경우 경의선 운정역과 인접하다는 내용의 홍보문구를 써왔다. 그러나 실제 운정역을 찾아보면 운정신도시는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부산에서 최근 분양을 진행했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하철역과의 거리를 인터넷포털 지도에서 거리재기 방법을 이용해 산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주위 지형이나 장애물에 상관없이 직선으로만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거리와는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업체들도 향후 입주자와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선거리 기준’이라고 표기하거나, ‘인접·인근’ 등 불명확한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보로 이용하기 쉽지 않은 거리를 ‘OO역 인접’, ‘OO역 역세권’ 등으로 홍보하는 것.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역세권이라는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일부 단지는 광고 시 조금은 과장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계약 시 모델하우스만 가볼 것이 아니라 현장에 들러서 직접 입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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