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시장에 희망을 가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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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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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8월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주요국 증시·원자재 등 위험자산은 20% 안팎으로 급락한 반면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 초반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제조업 지표 동반 부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문제 재부상·프랑스 등으로의 전염 우려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높아진 탓이다. 주가·금리 등 금융시장 가격 지표로만 놓고 판단한다면 금융시장은 이미 글로벌 경제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경기회복세 약화와 재정긴축 기조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럽 등 소버린 이슈 역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 급변은 투자자들이 악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타나는 이른바, 쏠림현상(Herb behavior, 군집행동)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강하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 순환적 회복국면 하에서 일시적이고 마찰적인 요인에 따른 충격 때문에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하반기 금융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필자는 다음 세가지가 하반기 금융시장 안정과 위험자산 상승을 이끌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첫째,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나서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버냉키 미 연준리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경기부양정책 시행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3월 이후 처음으로 국채 매입프로그램을 재가동하면서 유로 지역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제2차 양적완화(QE2) 시행 당시에도 그랬듯 미 연준의 추가경기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금융시장 안정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되며 그동안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둘째, 미국이 더블딥에 진입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 등 일부 지표들이 위축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으나 이를 제외할 경우 미국경기 흐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고용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선행지수 역시 상승 중이다. 가동률은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화·대출 증가율, 기업이익 등도 미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 단지 금융시장이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 상반기 성장률이 부진했던 것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공급차질, 중동·아프리카(MENA)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 등 요인 때문이었으나, 이러한 요인들은 이미 해소되고 있거나 완화 중이다.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는 높지만 실제로 미국경제가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요인으로 부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 중국 모멘텀 부상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경제 최대 현안이었던 인플레이션은 돼지고기·원자재가격 안정 등으로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중국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 기조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위안화 절상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내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비여력이 높아지고 있는 등 중국 정책방향은 올 초 계획한 소비 진작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경제가 연착륙하면서 내수부문 성장세가 가시화된다면 선진국 경기부진에 따른 충격이 완화되는 한편 한국 등 주변 신흥국 경·금융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나 지금은 실제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비관논리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이성적으로 접근이 필요하며 글로벌 자금의 향후 움직임을 고려 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할 시점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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