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개각..임기후반기 ‘관리형 내각’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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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3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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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5·6 개각에서 5명의 장관을 교체한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이뤄진 또 한 번의 소폭 개각이다.
이번 개각은 이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관리형 내각’의 완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5·6 개각에서 순수 정책부처 위주로만 장관 5명을 교체하면서 전·현직 고위 관료들을 집중 배치한 데 이어 이번에도 정무 중심의 통일·여성부를 제외한 나머지 2개 정책 부처와 국무총리실장 자리를 모두 현직 장·차관급으로 채웠다.

이는 주요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전문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임기 후반기 관료 조직을 달래기 위한 포석이 함께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말 권력 누수를 막고 정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중립적인 ‘실무형 내각’의 모양새를 갖추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개각의 핵심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
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일솜씨 좋은 분들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와 여성부에는 핵심 측근을 전진 배치해 내각이 관료주의에 매몰되는 것을 견제한 측면도 엿보인다.

류우익 통일 장관 내정자는 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고 김금래 여성 장관 내정자는 대선 기간부터 인수위원회 시절까지 김윤옥 여사를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류 내정자의 화려한 국내 무대 복귀다.
정권 초기 ‘쇠고기 파동’ 여파로 대통령실장 임명 3개월 여만인 지난 2008년 6월 불명예 퇴진했던 그는 이후 주중 대사를 지내며 정·관가의 중앙 무대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6 개각에서 류 내정자를 일찌감치 통일 장관에 기용하려 했지만 앞선 4·27 재보선 참패에 대한 반성의 의미에서 측근인 그의 복귀를 잠시 미뤄왔다는 후문이다.

류 내정자의 통일 장관 내정은 그가 주중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김 수석은 “새로 내정된 류 내정자는 현인택 장관이 추진한 통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더 발전적인 통일 정책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 통일 장관을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로 기용, 남북관계 라인을 ‘류-현 라인’으로 재편한 것은 유연성을 지향하면서도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장관이 바뀌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남북 관계의 변화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개각이 관료 출신을 위주로 한 안정적 인사이긴 하지만, 경제관료인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은 상당한 파격이다.

이는 영리병원 도입과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정착 등을 포함한 의료서비스 선진화 방안을 임기 내에 현실화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은 “보건복지 분야의 산적한 현안들을 무난하게 처리하고 정치권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도 원만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복지와 경제를 서로 반대편에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서 “국무총리실장을 하면서 포괄적으로 복지문제를 포함한 정부 정책을 섭렵했기 때문에 전문성에도 문제가 없고 새로운 시각으로 복지 문제를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의료계와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개각 전부터 경제 관료의 복지 장관 임명을 반대해왔고, 경제 부처와 각종 현안에서 대립해온 복지부 내에서도 경제 관료의 장관 기용에 대해 불만의 시각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출신학교 안배 신경..더 젊어진 내각‘신뢰하는 사람 재기용’ 인사스타일 재입증이번 개각에서는 지역과 출신교 안배가 적절히 이뤄졌다는 평가이고 내정자들의 평균 연령도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명(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경북 1명(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남 1명(임종룡 국무총리실장 후보자), 강원 1명(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으로 분류됐다.

과거 인사가 TK(대구·경북)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을 어느 정도 의식해 지역 배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현 정부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토로해 온 전남과 강원 출신 인사가 포함됐다.

출신학교는 서울대 2명(류우익·임채민), 고려대 1명(최광식), 연세대 1명(임종룡), 이화여대 1명(김금래)이다. 평균 연령은 56.6세로 지난 5·6 개각 때 내정된 장관들의 평균 57.6세보다 한 살이 어려졌다.

이번에 내정된 장관 후보자 중에서 최고령자는 류우익(61) 내정자이고, 최연소는 임종룡(52) 내정자이다.

‘한번 신뢰한 사람은 계속 쓴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핵심 측근인 류우익 내정자를 현 정부 들어 세번째 요직에 기용했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통일정책 특보로 지근거리에 뒀다.

김금래 내정자도 과거 대선후보 시절 김윤옥 여사를 수행할 때부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임종룡 내정자는 관료이긴 하지만 이 대통령의 눈에 띄어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 1차관 등을 거쳐 장관급 승진을 눈앞에 뒀고, 임채민 내정자 역시 지식경제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복지 장관 후보자까지 올랐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 같은 인사 스타일을 “회전문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하늘 아래 새로운 사람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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