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JP모간자산운용·KB자산운용·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 4개사가 올해 들어 시중자금을 1조원 이상 모은 데 비해 순자산은 수천억원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신운용은 설정액 대비 순자산 격차가 8000억원 이상으로 가장 컸다.
설정액은 펀드 투자자가 운용사에 맡긴 원금이다. 순자산은 펀드 현재 가치로 설정액에 운용수익을 더해 구한다. 순자산이 애초 설정액을 밑돌 경우 원금을 까먹고 있는 것이다.
3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은 올해 들어 전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을 1조2753억원 증가한 9조3470억원으로 늘렸다. 반면 순자산은 8조4995억원으로 설정액 대비 8475억원 줄었다.
연초 이후 1조원 이상 자금을 모은 5개 자산운용사(삼성·KB·JP모간·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한국) 가장 큰 감소폭이다. 올해 자금 순유입을 기록한 41개 자산운용사 가운데에서도 가장 컸다.
JP모간자산운용도 올해 설정액을 1조6964억원 늘린 데 비해 순자산은 4403억원 줄었다. KB자산운용은 1조9551억원을 모은 반면 순자산은 4조5688억원으로 설정액보다 2208억원 적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도 설정액이 1조3329억원 가량 늘어난 데 비해 순자산은 이를 1060억원 이상 밑돌았다.
삼성자산운용만 순유입액 상위 5개사 가운데 순자산이 늘었다. 증가액은 1조50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운용사는 올해 2조3985억원을 모아 자금 유입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1651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비해 순자산은 설정액보다 1381억원 많았다.
펀드별로는 JP모간자산운용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1조5360억원을 모은 반면 순자산은 설정액보다 4403억원 적었다.
KB자산운용 'KB코리아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운용)'은 설정액이 연초대비 1502억원 증가한 677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순자산은 설정액보다 937억원 적었다.
8월 들어 증시가 급락하면서 평가손실을 입은 영향으로 풀이됐다.
한 펀드 연구원은 "8월 들어 들어오는 돈이 되레 늘었지만 운용사는 투자보다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평가손실이 만회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은 8월에만 2조원 이상을 모았다. 이 기간 증시에 투자한 돈은 절반 수준인 1조원 내외였다. 운용사 주식편입 비중도 현재 91.9%로 전월보다 3.3%포인트 줄었다.
순자산 총액 300억원 이상인 운용사 가운데 주식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회사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다. 7월 말 95.9%에서 이달 현재 88.2%까지 떨어졌다.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현재 89.0%와 87.3%로 전월대비 각각 7%포인트와 6.3%포인트씩 줄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