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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항 인근 크루즈 선상에서 열린 i40 신차발표회. 양승석 현대차 사장이 i40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1일 부산항 인근 크루즈 선상에서 열린 i40 신차발표회에서 "유럽 공략은 힘들다. 자존심이 강하다. 각 국가별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국심이 있다. 그래서 맘 먹고 i40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단 출시 관련기사 참조>
마침 현대차는 최근 한-EU FTA 가 통과됐고 유럽자동차협회 회원사로 가입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양 사장은“현대차는 미국에서 5%, 중국에서 7%, 인도에서는 무려 20% 점유율을 넘어섰다. 하지만 진출한 지 30년째인 유럽은 3%(현재 현대차 2.9%, 기아차 2.1%)에도 못 미친다. i10~i30나 ix35(한국명 투싼) 등을 내놨지만 미진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i40을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했다.
정몽구 회장의 평가도 간접적으로 정했다. 정 회장이나 정의선 부회장이 타 봤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당연히 다 봤다. 제작과정부터 지켜봤다. 회장 뿐 아니라 프로젝트 관련 중역은 다 타보고 코멘트 한다”며 “정 회장은 ‘10만대 더 팔라’며 판매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날 선상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i40를 통한 유럽 공략을 거듭 강조했다. 차량의 첫 공개 땐 비틀즈의 인기곡 ‘로큰롤뮤직’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실제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의 공연도 이어졌다. 곡명은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I wanna hold your hand)’.
이 곳에서는 이날 미디어 행사에 이어 2~3일에도 연이어 고객 초청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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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발표회장 모습. |
그는 i40에 대해 성능 중심의 세단과 편의성 중심의 SUV를 결합한 왜건 스타일을 빗대 ‘두얼굴의 야누스’라는 애칭을 소개하기도 했다.
황 이사는 유럽 내 경쟁모델로 꼽히는 폴크스바겐 파사트의 신모델과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벅찬 상대”라면서도 “성능은 우리가 한단계 위”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유럽에서는 현지 성격에 맞게 핸들링 위주로, 한국 출시 모델은 승차감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내 모델에는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바를 적용했다. 또 국내법규 대응을 위해 4.5㎝ 가량 짧게 제작됐다. 튜닝과 옵션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차량은 핸들링 뿐 아니라 유럽 현지 시장의 주력 모델인 왜건, 특히 디젤 엔진 모델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가격대도 현지 고소득층 및 고위 사무직을 겨냥, 2만5000~3만 유로(4000만원 전후) 수준으로 맞춰졌다.
아울러 한국 시장에서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로 인한 유럽 수입차 방어 ▲중형-준대형 사이의 니치 마켓 공략 ▲고연비 디젤 상품 개발 필요 ▲탈(脫) SUV 수요 흡수라는 4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
기존 차급 사이의 니치마켓 개념 벨로스터나 i30 등에도 적용된다. 이들은 준중형과 중형의 사이에 독특한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왜건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다. 이날 i40 상품소개 때도 직접 비교하기는 다소 애매한 르노삼성 SM5나 폴크스바겐 파사트 같은 가솔린·디젤 세단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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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40 모델컷. |
회사는 내년 초께 '진짜' 내수 시장을 공략할 i40 세단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조래수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부장은 농담조로 “마르샤의 부활을 헤드라인으로 잡으면 어떨까”라고 기자들에 전하기도 했다.
마르샤는 쏘나타2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1995년 첫 생산된 준대형차의 시초다. 당시 디자인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1998년 조기에 단종됐고 뉴 그랜저가 이 자리를 대체했다. 뉴 그랜저는 국내 준대형 차급의 시초격이다.
결코 낮지 않은 가격으로 프리미엄금 차량을 겨냥한 만큼 각종 고급 기술 및 사양도 탑재됐다. 진행 방향에 따라 빛의 각도 및 거리를 조절하는 AFLS 시스템 탑재 헤드램프와 주차시 스티어링 휠을 자동 조절하는 ‘자동주차조향시스템(SPAS)’등이 대표적이다.
차량 디자인에 참여한 김태훈 디자인2팀 연구원은 차량 디자인에 대해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그 중에서도 ‘모던 플로(Modern Flow)’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탈리아 브랜드 알파-로메오에서 일하다 7년 전 현대차 디자인 팀으로 옮겨 왔다.
i40는 200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소개된 콘셉트카 ‘제너스’를 기반으로 2007년부터 ‘VF’란 프로젝트로 개발되기 시작, 4년 반만에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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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i40 디자인을 직접 설명하고 있는 김태훈 연구원. |
i40의 연간 판매목표 10만대 중 2만대는 국내에서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4개월 남은 올해 목표는 국내 8000대 포함 3만5000대로 국내서는 월 2000대 꼴이다. 이날까지 사전 계약대수는 약 500대.
한편 양 사장은 하반기 이후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7월까지는 해외지역본부장 회의 때 분위기 좋았다. 하지만 8월 미 신용등급 하락 이후로 일일점검 비상체계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북미·유럽 판매가 정체되거나 상황에 따라 감소하는 건 이미 예상해 온 만큼 연비 좋은 신차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은 성장세가 줄어드는 것일 뿐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사진=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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