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 |
그렇다면 안 교수에게 승산은 있을까. 안 교수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에서는 안교수를 절대적인 멘토로 삶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허위와 가식을 거부하고 안교수과 같은 참신함이 주는 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안교수는 성공한 주식투자로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과 전국을 도는 대담 강연을 연다. 지난 6월 29일 시작해 전달 25일까지 참석한 인원만 2만7000명에 달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트위터, 인터넷, 입소문만으로 자발적으로 모인다는 것이다. 이제 투표권을 가진 젊은층이 안 교수의 대담 강연 가듯이 투표소로 향하는 장면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 교수에게 서울시장 출마가 결코 불리한 게임은 아닐 것이다.
젊은층이 안 교수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통 리더십의 존재다. 안 교수는 전국을 돌며 젊은층과 대화하고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 편가르기와 줄세우기에 지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안교수를 따르면서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소통의 리더십이 생긴 것이다. 이는 박경철 원장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젊은층들은 선거철에만 허리를 굽히는 기존 정치인보다 지금 바로 자신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안교수에게서 더 친근감을 느낀다. 이 친근감은 신뢰감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안 교수가 출마한다면 표로 바뀔 수 있다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안 교수 서울시장 출마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조직과 돈의 싸움이다. 여기에 안 교수의 불리함이 있다. 안 교수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대중의 지지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조직이 없다. 선거기간 동안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확보가 필수 적이다. 또한 온갖 암투가 튀어나오는 정치판에서 후보 자신을 보호하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조직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신뢰를 잃고 자신의 삶도 후퇴해 버린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문국현 전 국회의원을 기억한다. 문 전 의원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이미지와 대중적 신뢰만으로 승부하려다 정치판에서 온갖 상처를 얻었다. 정치적 역량이라 할 수 있는 조직 확보는 안 교수가 출마에 앞서 가장 먼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에게 대담강연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평화재단 평화교육원장)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이 안교수와 박 원장 두 사람에게 현실에 참여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것 처럼 대중이 이들의 현실 정치 참여를 원하는 부분도 있다.
확대 해석을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대중의 흐름이 예민한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두 사람 모시기 밀뭍작업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들릴는 것을 보면 대중의 안 교수와 박 원장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런면에서 안교수의 서울시장 출마가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중, 그 가운데서도 젊은층이 그것을 원하는 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가운데 안 교수의 출마 얘기가 나온 것은 어디에 있을까. 최근 언론 보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사람마다 역할이 있고 나는 깃발보다 깃대가 어울린다”며 “그런 점에서 나는 아니다. 깃발의 소양은 안 교수에게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깃발이 가는데 깃대가 홀로 남을 수 없다. 안 교수가 시장 출마에 나선다면 깃대 박 원장도 조만간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안 교수에게 서울시장 출마 자체가 불리한 게임을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실 정치에서 만나게 될 온갖 풍랑을 이겨낼 정치적 역량 보유가 출마 준비보다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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