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3%를 기록하면서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고 2분기 가계신용 잔액도 876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강하게 주고 있는 요인들이다.
특히 물가의 경우 지난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6.5% 오르면서 넉달째 6%대를 유지했다. 소비자 물가의 장기적인 상승세가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추가 부양책 검토 시사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8일 경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양적 완화나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나홀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로존 불안을 반영해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여러 정황을 볼 때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월에 예상했던 2.7%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지수도 50.6을 나타내며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7월중 미국의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1.3% 감소하며 1월 이후 6개월만에 최대폭 하락하면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로존 또한 그리스 채무에 대한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담보 문제에 따른 이견과 유로본드 발행에 따른 독일의 공개적인 반대로 위기탈출을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금융시장에서 8월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안순권 연구위원은 9월 기준금리 또한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8월 수출상황이 악화되고 미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대내외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가 또한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정부 전망치인 4%대 안에 머물 가능성의 희박해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되면서 8월을 정점으로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흡다는 지적이다.
또한 9월에 유럽 국채만기가 대거 몰려있는 가운데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안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 완화조치를 당행할 경우 세계 각국이 미국의 정책방향에 동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권 위원은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한다면 연준의 추가대책이 나오고 이 같은 상황이 일단락되는 10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전반적인 경기해결 방안이 나오는 10월께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연구위원은 “현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40% 정도”라며 “국내시장의 경우 대외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수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10월에는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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