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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권, 이번엔 모기지 소송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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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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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지 부실 줄소송 대규모 손실 우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정부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 은행 17곳을 상대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관련 소송을 제기해 금융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소송이 자칫 금융권의 부실을 확대해 금융위기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JP모건체이스 연초 대비 주가 등락률(출처: WSJ)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주택공사(FHFA)는 지난 주말 코네티컷 연방법원 등에 낸 소장에서 이들 은행이 미 주택시장이 무너지기 전까지 4년에 걸쳐 패니매이와 프레디맥에 1960억 달러 어치의 모기지 증권을 매각하면서 부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제소 대상은 BoA와 JP모건 외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RBS시큐리티스,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 등 미 국내외 금융사 17곳이다. FHFA는 소장에서 모기지 증권 매수를 취소하고 원금 손실액과 이자, 소송비용 등을 보상받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손해배상 청구액을 구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된 모기지 증권 규모는 BoA가 메릴린치와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 등 자회사까지 포함해 574억 달러로 가장 많고, JP모건과 RBS도 각각 330억 달러, 304억 달러에 달한다. BoA와 도이체방크 등은 즉각 성명을 내고 소장에 적시된 혐의를 부인했지만, 상황에 따라 제소된 은행들은 상당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만신창이가 된 페니매이와 프레디맥을 회생시키기 위해 3년 전 1410억 달러를 투입했다. 주택시장 붕괴로 집을 잃은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은 금융권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FHFA는 이미 일부 은행과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브래드 밀러 하원의원은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이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이미 너무 많은 보조금을 받은 금융권에 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며 "부실 모기지 문제를 해소하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장부를 개선하느라 노력해온 금융권이 이번 사태로 다시 휘청일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과 대출 수요 감소는 월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업종 벤치마크인 KBW은행지수는 올 들어 30% 넘게 추락했다.

WSJ는 금융권의 재정여건이 미 경제의 전반적인 건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모기지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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