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미국 MMF들이 유로존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프랑스 은행들에 대한 여신을 완전 차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주변국을 맴돌던 재정위기가 프랑스 등 중심부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역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 대표는 최근 유럽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를 2년 전의 절반 수준인 30%로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프랑스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가 두 달 전 16%였던 것이 이제는 3%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도 지난주 낸 보고서에서 MMF의 이탈로 지난달 상순 조달한 단기 자금이 530억 유로로 190억 유로 줄었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미국 10대 MMF의 유럽 은행 익스포저는 지난 6월 말 전체 자산의 48.7%에서 7월 말 47%로 줄었다. MMF는 유럽 은행권에 주요 단기 자금 공급원으로 역할해 온 만큼 이들의 이탈은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MMF의 이런 움직임이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반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프랑스 은행에 대한 대출을 중단한 레그 메이슨은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최근 급격히 축소한 것은 '신용위기'보다는 '헤드라인리스크' 탓"이라고 말했다. FT는 일부 MMF들이 만기가 1개월 이상인 자금을 다시 풀 채비를 하는 등 프랑스의 자금조달 환경은 지난주 다소 개선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터 이 노던트러스트 단기채권 담당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는 MMF들이 대출을 정상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은 결국 시장을 좀먹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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