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물량에서 월세 증가는 결국 전세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시장을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6일 국토해양부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전용 77㎡의 경우 올 1월 3억~3억3000만원대였으나 7월 최고 4억5000만원까지 치솟으며 6개월만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은마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은마아파트 77㎡ 전세 시세는 4억2000만~4억3000만원대로 많이 올랐지만 이것도 2주 사이에 2000만원 가량 빠진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싼 전세라도 물량은 없는 실정이고 있는 물건은 월세로 전환된 경우도 많았다.
대치동 S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은마아파트 물건이 있긴 있는데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원한다”며 “요새 전셋값이 너무 올라 월세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물건이 귀해지다보니 전세 세입자도 재계약시 월세로 전환하거나 반전세 계약을 맺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반전세란 일정액의 보증금을 걸고 월세를 내는 ‘보증부 월세’를 말한다. 그러나 전세 재계약 시 크게 인상된 전세금을 내지 못해 이를 보증부 월세 방식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늘어나는 전세 보증금을 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이 거래 현장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현상이 최근 들어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반전세를 비롯해 임대주택의 월세 전환 현상은 거래량에서도 나타난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의 비중은 올해 1월 22%대였으나 7월에는 26%로 4%p 증가했다. 거래량에서도 월세는 같은기간 7957건에서 1만2000건으로 약 50% 증가한 반면, 전세는 2만8930건에서 3만4000건으로 17%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월세 비중의 증가는 적절한 대책과 공급물량 해소가 없으면 극심한 전세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초부터 월세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수급불균형으로 집주인들이 우위에 서게 됐기 때문”이라며 “월세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 그만큼 전세 물량은 줄어들게 돼 전세난을 초래하고 다시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시장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택시장 활성화와 공급물량 해소가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난은 어떻게 매매가격이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집값이 올라가고 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시장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올해 전세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이 지나서야 회복 가능성이 보이겠지만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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