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전달에 이어 9월도 주식시장에는 가장 잔인한 달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증시를 위협하는 5가지 악재를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창출 성적은 제로(0)였다. 그 덕분에 미 경제의 향후 전망은 더 불투명해졌다. 특히 지난달 미국인들의 평균 임금은 오히려 0.1% 줄었다. 미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두드러졌던 소비활동도 이달에는 둔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달 발표된 지표에는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따른 혼란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부터 나오는 지역별 제조업 지표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경기침체 수준으로 추락했던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지표는 오는 15일 발표된다.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자동차 판매와 같은 지표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적
기업 실적은 뉴욕증시를 2009년 저점에서 70% 끌어올렸다. 비용절감과 해외매출 증대를 통해 깜짝실적을 실현한 결과다.
하지만 3분기 실적 증가세는 기력이 이전만 못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캐피털IQ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S&P500 기업들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를 평균 24.94달러로 점치고 있는데,이는 지난 7월 중순 25.31달러에 비해 2%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연준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짙어질수록 시장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마련이다. 연준은 성장세 둔화 신호가 있을 때마다 부양조치를 통해 시장을 떠받쳐줬기 때문이다.
버냉키가 지난해 8월 잭슨홀 연설을 통해 2차 양적완화(QE2) 방침을 밝힌 이후 같은해 말까지 다우지수는 14% 올랐고, 국제유가와 구리 선물 가격은 각각 22%, 31% 급등했다.
연준은 최근 당초 이달 20일 하루로 잡혀 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이틀로 연장, 연준이 뭔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WSJ는 연준이 이번에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지 장담할 수 없으며, 어떤 조치를 취하든 화력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연준이 이번에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기보다는 보유 채권의 만기를 전환해 장기 국채의 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유럽도 9월에는 주목할 만한 일정이 줄지어 있다. 오는 7일에는 독일 정부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의 위헌여부가 판가름 나고, 다음날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갖는다.
그리스 2차 지원안 비준을 위한 투표도 잇따른다. 오는 8일에는 프랑스 의회가, 29일에는 독일 의회가 각각 투표한다. 핀란드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려면 담보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이달 중순께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여러 단계 추락할 것으로 점치고 있기도 하다. 로버트 미셸 JP모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에서는 단기적으로 그리스 2차 지원안 비준이 문제지만, 시장에는 회의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치
금융시장 변수 가운데 정부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부채한도 증액협상부터 충돌해온 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갈등이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에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말 낸 보고서에서 "(8월) 증시의 매도세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마비가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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