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인기와 높은 신뢰도에 그의 인기는 치솟았고 정치권은 바짝 긴장했으나 그의 도전은 불과 엿새만에 한여름 밤의 꿈이 됐다.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설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 1일 오후 9시20분께 한 인터넷 매체에서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는 1시간쯤 뒤 트위터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내용”이라는 글을 올려 출마설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연구소는 다시 1시간 뒤인 밤 11시20분께 아무 설명 없이 글을 삭제했다.
안 원장은 그 다음날인 2일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과 달리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게 많다”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여론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일 실시된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간판 주자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선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13.0%)과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10.9%)보다 2∼3배나 많은 39.5%의 지지를 얻었고, 국민일보-GH코리아 조사에서도 36.7%의 지지율을 기록, 나 최고위원(17.3%)과 한 전 총리(12.8%)를 제쳤다.
하지만 안 원장은 친분이 두터운 박 변호사가 눈에 밟힌 듯 했다. 그가 “마음 속 깊이 응원하는” 박 변호사의 출마 의지가 워낙 확고했던 것.
안 원장은 4일 인터넷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정말로 그 분(박 변호사)이 원하시면 그 쪽으로 밀어 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6일 오후 박 변호사와 시내 모처에서 회동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박 변호사는 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며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변호사는 “서로의 진심이 통했고 정치권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회견이 끝나자 안 원장은 절친한 사이인 박경철씨와 포옹한 뒤 200여명의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승용차를 타고 회견장에서 사라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