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 조사총괄과에 근무하는 이성재 씨는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명품 열기’에 대해 우려했다.
이씨는 “요즘 우리나라는 명품 열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고 운을 뗐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해외여행을 나간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가의 명품 제품을 어떻게 하면 싸게 사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객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면세 범위를 넘는 명품 핸드백 등 고가 사치품 반입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철인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관광객 휴대품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명품 핸드백과 귀금속·보석류 등 고가 사치품의 반입이 급증했다.
이 기간 적발된 명품 핸드백은 5485건으로, 지난해 4679건보다 18%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유명상표를 위조한 제품, 흔히들 ‘짝퉁’이라 부르는 제품들까지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들여오다가 세관에 적발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짝퉁 물품을 가져오는 사람들 스스로가 위조상품임을 알면서도 돈이 된다는 이유 등으로 위조물품을 반입하다 처벌까지 받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하지만 사람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명품을 좇는 사회적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타인의 정당한 등록 상표를 침해하는 물품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것은 상거래 질서를 문란케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단언했다.
이에 이씨는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세관 공무원의 임무에 막중한 사명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품을 세관의 적발도 중요하지만 먼저 해외여행자들에게 위조상품 반입의 위법성에 대해 널리 알리고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명품 권하는 사회’가 ‘짝퉁에 관대한 사회’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구성원 모두의 인식전환과 아울러 관세국경 최일선에 서 있는 세관은 더욱 더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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