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와 국제 화학무기 감시기구들은 리비아내 화학무기가 안전하게 감시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반군에 쫓겨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카다피 세력이 마지막 저항의 수단으로 치명적인 화학무기에 손댈 수 있다는게 우려의 배경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2천여개의 체코산 방독면과 같은 분량의 방독 외투가 지난 7월26일 트리폴리로부터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알-제라트에서 또 다른 지역인 알-주트라로 운송됐음을 보여주는 리비아 내부 문서가 발견됐다.
이와함께 카다피의 고향으로 최후의 거점으로 알려진 시르테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7천500개의 방독면과 상당량의 화학무기 오염제거용 파우더 등이 배달됐다는 기록도 나왔다. 모두 리비아 국방부의 화학무기 담당부서가 한 조치였다. 두 지역 모두 카다피에 충성하는 세력이 아직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카다피는 1987년 인접국인 차드를 상대로한 전쟁중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지난 2004년 전격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면서 화학무기 등을 대부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겨자가스(mustard agent) 등 11t 분량의 화학무기가 리비아내에 있는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리비아내 살상용 겨자가스를 포함한 화학무기가 와든 탄약고에 저장돼 있으며 이곳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의해 봉인돼 있다고 밝혔다.
겨자 가스는 1,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됐으며 독성이 20년 넘게 지속되는 인명 살상용 화학무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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