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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축 순간까지 동물 배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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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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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최근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등 유럽의 선진농업 현장을 둘러봤다.

출장 기간 중 덴마크 축산업의 메카인 데니쉬 크라운 협동조합의 축산 가공공장을 찾았다.

이 축산 가공공장에서는 1주일에 10만 마리의 돼지들이 도축돼 유통된다.

도축과 가공은 거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도축은 9m나 되는 지하에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기절시킨 후 피를 뽑고 부위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우연히 비어있는 돼지우리 같은 공간이 보였다. 이 공간은 도축용 돼지들이 축산 가공공장으로 수송되는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장소라고 한다.

돼지들은 이 공간에서 2시간 정도 자유롭고 편안하게 마지막 휴식을 즐긴 다음 생(?)을 마감하게 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참 배부른 소리다. 지난 구제역 사태 당시 정부는 340만 마리가 넘는 가축들을 살처분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동물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실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동물복지라는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거나 추진되고 있는 동물복지는 동물 그 자체의 복지가 목적이 아니라, 동물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줄여 고기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동물복지가 강화돼도 동물은 여전히 도축돼야 한다는 데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인간들이 모두 채식을 하지 않는 이상 동물들의 도축은 불가피하다. 앞으로도 매년 많은 동물들이 계속 도축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동물의 생명 자체를 귀중히 여기는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도축하는 순간까지도 돼지들을 배려하는 데니쉬 크라운 협동조합의 자세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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