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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풍을 활용해 새로운 정치문화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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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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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실험 드라마는 추석 민심에서도 드러났다. 어느 곳을 가도 고물가와 안철수 돌풍에 대한 이야기였다.

 5%대의 살인적인 고물가는 우리 고유명절인 추석을 주름지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은 안철수 열풍에 대한 기대치 만큼 불안감도 지적됐다.

 추석전에 만난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에 대해 불신에 안 교수의 돌풍까지 불어 고향을 방문하는 걸음이 더 무겁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걱정이 있는 반면 이번 기회에 안 교수에 대한 검증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일부의 긍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이래저래 안 교수가 정치권의 핫 이슈임에는 틀림없었다.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를 검토한 사실이 전해진 뒤  안 교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40∼50%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또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후에는 대권 후보군 중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오차 범위에서 앞서 나갔다.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서 생긴 돌풍으로 보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으로 무장한 소셜네트워크 세대가 이런 돌풍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됐을 것이다.

 안 교수가 비록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는 하지만 ‘안철수 돌풍’의 의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갑갑한 정치구조 속에서 새로운 출구를 찾고 싶어하는 욕구는 오히려 더 커졌다고도 할 수 있다. 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통렬한 거부감도 여전하다.

 안 교수 열풍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경고다. 이를 망각하면 10·26 재·보선도, 내년 총선·대선도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안풍(安風)으로 정치권의 경솔함을 일깨워주며 우리 국민은 현명함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러나 추석 연휴 시작일인 지난 10일 중앙데일리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는 43.6%, 안 교수 38.3%,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13.9%였다.

 이를 보면서 안 교수에 대한 열망이 이렇게 쉽게 식어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최근의 상황이 다소 혼돈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혼돈은 새로운 길에 대한 낯설음일 수는 있어도 결코 퇴행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일로 기존 정치권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과 혐오, 새로운 정치 열망의 표출이라는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 훼손됐다고는 보지 않는다.

 현재로선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이 안풍으로 분출된 측면이 큰 만큼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일시적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위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없지 않아 안풍의 향배를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풍’의 향배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안철수 현상에 깔린 정치적 함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주요 공직후보가 장외(場外)에서 떠오르는 현상이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풍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을 한층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안풍의 확산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충격에 휩싸인 여야 의원들은 싸늘한 민심의 현주소를 돌려 놓기 위해 추석을 기점으로 지역구 챙기기에 올인할 태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안풍’ 열기를 곤혹스러워만 말고 국민에게 다가 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풍을, 신인 발굴의 문호를 활짝 열어 수권정당으로 다시 살아나라는 경고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양규현 부국장 겸 정치사회부장




(아주경제 양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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