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옵션을 활용하는 것이 그나마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컨버지엑스(ConvergEX)에 따르면 금융과 에너지 등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주요 10개 업종의 평균 상관관계(correlation)는 3개월 전 82%에서 최근 97%로 커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다. S&P500지수 내 모든 업종간 평균 상관관계도 90%를 웃돌았다.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움직임도 대동소이하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호주, 일본 등이 편입된 MSCI EAFE지수의 경우 미국 벤치마크인 S&P500지수와의 평균 상관관계가 96%에 달했다. 신흥시장을 반영하는 아이셰어스 MSCI 신흥시장 ETF와 S&P500지수와의 평균 상관관계도 97%로 나타났다. 고수익 채권과 S&P500지수의 수익률도 89% 일치했다.
니컬러스 콜라스 컨버지엑스 투자전략가는 "신흥시장 주식과 선진시장 주식,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데 따른 차이는 사실상 제로(0)"라며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유틸리티주나 기술주, 헬스케어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당장 내일 전 세계 주요 은행들이 영업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은 헤지펀드들이다. 이들은 위기 때마다 특정 주식에 대해 적절히 롱(매수)·숏(매도) 베팅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최근 종목별 주가 움직임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롱·숏 전략은 무용지물이됐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인 바클레이헤지에 따르면 롱·숏 전략을 즐겨쓰는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최근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연초 대비로는 평균 '-3%'를 기록했다.
거시경제 전망에 따른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일부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최근 위기를 시장이 안정됐을 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식을 골라잡는 기회로 삼고 있지만, CNBC는 최근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종목 수익률의 향후 상관관계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S&P500 상관관계지수가 최근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콜라스는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보다 지불능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시장의 상관관계는 앞으로 수개월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산투자의 매력이 떨어지자 전문가들은 현금이나 옵션에 투자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알렉 레빈 뉴에지그룹 주식파생상품 투자전략가는 "위험천만하고, 상관성이 큰 시장에서 분산투자를 고수하고 싶다면 자산을 현금화하거나, 옵션 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두 가지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CNBC는 금과 은도 최근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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