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14일 "조만간 저축은행 경영평가위원회(경평위)를 열 계획"이라며 "이번 주는 시간상 너무 촉박하고 마지막 주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평위는 부실 우려가 큰 저축은행이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기구다. 경평위가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지 않으면 당국은 곧바로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어 영업정지를 결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달 초 당국의 경영진단이 마무리되자 상장법인을 비롯한 몇몇 저축은행은 당국의 퇴출 대상 발표에 앞서 경영공시를 통해 2010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실적 등을 속속 발표했다.
그 중 상장된 7곳 저축은행 중 대다수가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자본이 전액 잠식된 상태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저축은행은 한국, 진흥, 푸른, 서울, 신민, 솔로몬, 제일저축은행 등 7곳이다. 이 중 솔로몬과 제일을 제외한 5곳의 저축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연간 실적을 공시했다.
실적을 공시한 곳 중 푸른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은 모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52억원의 적자를 보였고 영업손실도 840억원에 달했다. 한국저축은행의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921억원의 당기순손실과 47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서울저축은행과 신민저축은행은 지난 9일 공시에서 자본 잠식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웅진캐피탈이 인수한 서울저축은행은 자본 93.6%의 잠식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회계연도의 영업손실은 1093억원, 당기순손실은 1142억원에 이른다.
신민저축은행의 경우 자본잠식률이 129.5%로, 자기자본이 전액 잠식되는 등 영업손실이 189억원에 달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서울저축은행과 신민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각각 13.12%, 6.39%로 나타나 표면적으로는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신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과 5월 금융감독원의 검사 수검이 완료돼 하반기에 실시된 85개 경영진단 대상 저축은행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할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저축은행은 오는 27일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정지된 주권거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며 서울저축은행은 최대주주인 웅진캐피탈을 상대로 9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편, 제일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은 각각 오는 19일과 21일에 지난 회계연도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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