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사는 안드리아 카로스(50)라는 여성골퍼는 미국 테네시주 디 아너스코스에서 열린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US시니어 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예선과 64강전을 통과한 그는 14일(한국시각) 32강전에서 매기 리프(51)라는 상대와 맞서 11번홀까지 7홀차로 앞서고 있었다. 매치플레이이므로 12번홀에서 비기거나 이기면 게임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경기위원으로부터 ‘실격’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 된 밥에 날벼락이었다. 그의 캐디가 그린보수기 끝에 실을 매달아 사용한 것이 밝혀진데 따른 것이다.
캐디는 보수기에 매달린 실로 바람 방향을 체크하곤 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비정상적인 장비를 사용했다고 어필했고 경기위원은 즉각 페널티를 준 것이다. 골프규칙 14-3b에는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하거나 상황을 판단하는 목적의 물건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위반시 실격이다.’라고 규정돼 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캐디가 임시로 만든 물건이 바람을 측정하는데 도움을 주어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랜디 더켓이라는 그 ‘베테랑’ 캐디는 US미드아마추어선수권대회나 클럽의 경기에서도 똑같은 기구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때는 그 것이 규칙위반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라 넘어갔다고 한다.
한 캐디가 범한 똑같은 사안을 두고 한 사람은 실격당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는 ‘모순’이 대명천지에 발생했다. 풀을 뜯어 허공에 날리는 손쉬운 방법을 제쳐두고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바람을 체크한 캐디 잘못이 크지만, 골프규칙을 더 단순화하고 쉽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진은 KPGA 소속 선수가 풀잎을 날려 바람을 체크하는 장면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