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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엘피다, 생산시설 40% 대만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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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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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고 압박 탓…한국 기업 견제 심리도<br/>일본-대만 생산비율 3대 7로 역전될 듯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세계 3위 반도체 메이커인 일본의 엘피다메모리가 국내 생산시설의 40%를 대만으로 이전한다. 이는 엔화값 급등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일본에서는 엔고로 인한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에 따르면 엘피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엔고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다 D램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기업환경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의 일부 생산시설을 대만 자회사인 렉스칩(Rexchip)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엘피다가 국내 생산시설의 40%를 대만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엔/출처: CNBC)
◇엔고·D램값 급락에 한국 기업 경쟁 압박도
히로시마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엘피다는 향후 1년간 대만으로 제조설비를 단계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히로시마공장의 D램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기준 월간 약 12만장 수준으로 최대 40%에 달하는 5만장 규모의 제조설비를 이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렉스칩의 생산능력은 13만5000장으로 늘어나 일본과 대만의 생산 비율이 기존 6대 4에서 3대 7로 역전된다.

엘피다는 이후 대만에서는 범용품을, 히로시마공장에서는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에 들어가는 제품을 각각 특화해 생산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PC 등에 사용되는 D램의 글로벌 재고 증가로 가격이 급락하고, 원화값 약세를 배경으로 세계 1·2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응하기 위해 엘피다가 생산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엘피다가 법인세나 인프라 비용 부담이 덜한 한국과 대만기업들에 맞서 최첨단 제품 개발에 필요한 투자액을 25% 절감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지만, 엔고의 위력 앞에 결국 무릎을 꿇게 됐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달러 환율이 1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면 엘피다의 영업이익은 연간 약 40억 엔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분기 엘피다의 연결 영업이익은 38억엔 적자를 기록했지만, PC 수요 침체로 D램 가격이 최근 6개월간 약 50% 추락해 3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엔화값 또 최고치 위협…BOJ 개입준비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이번주 내내 강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임박설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스위스 중앙은행의 유로화 페그 선언 여파로 안전 자산 수요가 엔화로 집중되고 있는 탓이다.

전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76.73엔을 기록한 엔·달러 환율은 이날 76.6엔대로 내려앉았다. 엔화값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일본은행(BOJ)은 시장 개입 시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야오 류조 BOJ 이사는 전날 훗카이도 하코다테에서 한 연설에서 "BOJ는 엔고로 골치를 앓고 있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고 기조가 뿌리내리고 있다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며 "국내 산업이 공동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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