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마음으로 만난 친구들과 시끌벅적하게 시작된 모임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흘러 갔다.
나를 비롯해 몇 명의 친구만 빼고 모두들 결혼을 한 터라 새벽으로 넘어갈 즈음 하나둘씩 집에서 귀가를 종용하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날 발견한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초 설날에 만났을 때만 해도 안 그랬다. 이들 중 반은 일반 휴대폰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반 년 남짓 지난 사이에 저마다 스마트폰을 하나씩 들고오며 스마트 시대의 첨병으로 거듭난 것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은 딱 2개의 브랜드로 나뉘었던 것.
바로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S2다.
다른 것도 많은데 왜 하필 이것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답하길 ‘이 두개의 제품말고는 딱히 스마트폰이라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무수히 시중에 나온 다른 스마트폰을 마다하고 선택한 이유치고는 너무 센 답변이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애플빠인 한 친구는 애플 기기를 갖고 있으면 ‘간지난다’고 말했다.
일본어 ‘간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이 말은 사전에는 없지만 ‘멋지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갤럭시S2를 최근 구입한 친구는 익숙함과 삼성만의 서비스를 최고로 꼽았다.
이날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편가르기는 급기야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스마트폰 진검승부 공방으로 이어지며 귀가하기 전까지 안줏거리 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든 생각 하나.
분명히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노키아·LG전자 등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LG전자는 소비자의 인식에서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다.
아직은 멀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께에는 LG제품 자랑에 침 튀기고 이야기하는 ‘LG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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