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갑작스런 정전사태로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나오고 일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이 이어졌다. 정전이 시작된 뒤 1시간 새 서울에서만 93건의 엘리베이터 구조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국의 사무실 밀집지역에서는 직장인들이 무더위에 시달리는가 하면, 공장 운행과 은행 업무가 일부 중단되고, 일부 대학에서는 수시모집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여의도와 한남동, 서초·송파·양천구 등 서울 도심과 수도권 등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인천에서는 남구, 부평구, 남동구, 계양구와 강화군 등지에서도 일시 단전을 겪는 등 피해가 농촌지역까지 확대됐다.
경기 고양시 1만가구 등 북부 10개 시·군과 수원시 인계동, 성남시 분당구 등 경기도 내 곳곳도 부분 정전사태를 겪었다.
한전 대전충남본부도 대덕산업단지, 천안, 서산, 부여 등 일부 권역에서 부하 조정을 실시해 일부 산단에서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한전 부산지사도 오후 3시께부터 동구 수정동, 서구 남부민동, 남구 문현동 등 시내 곳곳에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한전 경남본부도 오후 3시 50분께 창원 등 6개 시ㆍ군 6만1000가구의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강원도도 10만가구 이상이 순간 정전되는 등 단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정전사태는 오후 3시께 전력예비율(6%)이 400만kW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한전 측이 전국적인 순환 단전조치를 취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정부 당국이 전력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23개의 발전소를 예방정비하는 등 가동을 멈춰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경부 관계자는 "점검 중인 발전소가 많아 발전량이 많이 감소했다"며 "더운 날씨에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과부하가 일어났으며, 양수발전소를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