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다시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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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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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신승영 기자) 운임하락과 고유가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의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졌다. 일부 선사는 채무 이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리먼쇼크의 망령이 3년 만에 해운업계를 엄습한 것. 이로 인해 조선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일부 금융사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선사의 선박을 손절매하고 있다.

◆"세계 3위 선사, 채무이행 불가능"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최근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CMA CGM에 대해서 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또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동참했다.

S&P는 이번 등급하향 조정과 관련해서 “올 한해 실적이 당초 예상치 보다 약세가 예상돼 현금유동성 부족과 그에 따른 채무이행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MA CGM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 줄어든 5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72% 하락한 2억7300만 달러에 그쳤다. 그에 반해 부채 규모는 53억 달러에 달한다.

CMA CGM의 대규모 부실은 선박 발주에 따른 것이다. 영국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CMA CGM의 신조선 발주규모는 37척, 약 53~5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20위권 선사들도 '휘청'

문제는 다른 선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프랑스 소재 해운컨설턴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20위권 컨테이너선사 가운데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4개 선사 MSC(2위) 함부르그슈드(13위) PIL(19위) UASC(20위)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선사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다.

16개 선사들의 실적을 총 집계한 상반기 실적은 3억6000만 달러 적자로 37억7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 현저히 악화된 모습니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운임 하락과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벌크 시황은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8개월 이상 원가이하의 운임을 기록하면서 대책마련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박연료유도 t당 660~700달러를 기록하면서 대다수 선사들이 전망했던 500달러선이 무너진 상태이다.

◆연쇄효과 발생하나

CMA CGM를 비롯해 상위권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선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선사들이 이미 발주한 선박의 인도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신조선 시장도 급속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CMA CGM은 2009년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당시 “한국과 아시아조선소들과 선가 재협상은 물론 특수한 경우에는 납기연기 혹은 발주취소 등도 고려하고 있다”며 자구안을 밝힌 바 있다.

CMA CGM은 현재 국내 조선소에 15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상태다. 업체별로는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이 각각 6척을 CMA CGM으로부터 수주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이 3척을 건조 중이다.

한편 금융권도 시황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법정관리에 들어간 선사의 선박들을 손실을 감수하고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공매를 통해 삼호해운의 7만7096DWT급 파나막스 벌커선 ‘S. NICOLE호’를 하나로해운에 약 3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 선박은 삼호해운이 지난 2008년 약 800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산업은행이 선가의 90%인 72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자 등을 고려하더라도 산업은행은 1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이 손절매를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매각을 계기로 금융권들이 대대적으로 손절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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