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마지막 주자로 카드업계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업계 내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신용카드 부문 분리 안건 및 카드 부문 계열사 편입 안건을 처리했다.
이제 당국에 설립 인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는 일만 남았다. 우리금융의 카드사 단독 출범 목표 시기는 내년 1월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가운데 카드 부문 전업을 하지 못하고 있어, 분사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해야만 향후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며 “지주사의 기업 가치 제고에도 카드 분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신한, 하나금융에 이어 마지막으로 우리금융까지 카드사를 설립하면서 4대 금융지주 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카드의 지난 6월말 기준 자산 규모는 4조3000억원, 자본금은 1조원으로 전업계 카드사 내 7위 수준이다.
신한카드(21조8700억원)와 삼성카드(15조원), KB국민카드(13조원), 현대카드(10조원) 등 주요 카드사와 비교하기엔 사실상 규모가 작다.
우리카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력을 충원해 영업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 인력에 100여명을 추가해 15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며, 인사와 리스크관리 담당 인력을 그룹 내에서 채용하고 전문성이 있는 외부 인력도 충원키로 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비전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당국의 승인이 쉽게 나지 않을 전망인 데다, 우리카드의 기존 영업 규모상 업계에 새로운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과당경쟁과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대출 증가율을 연 5% 이상 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등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통해 카드사들을 옥죄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 카드 분사는 내부적으로 정해진 방침일 뿐"이라며 "통상 인허가 신청 후 심사를 통해 허가가 나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사전에 전혀 협의된 바가 없어 소요 시간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도 "당국에서 최근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 자제를 촉구하고 있어 쉽사리 우리카드의 분사를 허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미 기존에 영업을 하고 있던 우리카드는 은행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영업망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 경쟁력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다른 카드사와의 격차가 커 분사하더라도 파괴력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의 카드사 분사가 계열사 분할 매각에 유리해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를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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