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소기업, '엔고 압박' 대기업 따라 동남아행 가속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9-18 13:4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니혼게이자이, "3년 내 350개사 동남아 진출"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자동차 부품 제조사 등 일본의 중견·중소기업 350개사가 향후 3년 안에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길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엔화값 급등세로 자동차·전기업종의 대기업들이 속속 동남아에 진출, 부품이나 소재의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고 있는 데 따른 연쇄 반응이다.

대기업이 조성하는 공업단지는 전력, 도로, 물처리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의 교부도로 삼기 좋다. 때문에 일본 산업계에서는 이들의 해외 진출이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과 함께 국내 고용 감소 등 산업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인 후타바산업, 기계 부품 메이커인 SUS 등 350개 중견·중소기업들이 앞으로 3년 안에 대기업 상사들이 동남아에 조성하는 공업단지에 입주한다. 일례로 종합상사인 소지쓰(雙日)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교에 있는 '그린랜드공업단지'를 700㏊로 300㏊ 확대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내년 봄부터 후타바산업과 시로키공업 등 자동차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60개사가 입주하기로 돼 있다.

도요타통상도 역시 자카르타 근교에 15㏊ 규모의 토지를 취득,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도요타 계열 부품업체 등 수십개사를 들일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지진 피해와 엔고로 인해 입주를 결정하는 부품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지 진출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회계 등 관리 부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도 설립했다.

이외에 이토추상사도 인도네시아에 공단을 조성해 내년부터 임대에 나서기로 했고, 스미토모상사는 내년 5월부터 베트남의 공업단지로 일본 중소기업들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에도 일본 중견·중소기업들의 동남아 진출 문의가 대기업 상사에 쇄도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은 공업단지를 확장하거나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등지의 지가가 최근 크게 올라 신규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 중견·중소기업들의 해외 생산 비율은 2004년 1.4%에 그쳤던 것이 2009년 5.7%로 높아졌고, 2015년에는 8.2%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자본금 100억엔 이상인 대기업(22.6%·2009년 기준)에 비하면 낮지만, 현 추세가 이어지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생산 비율도 머잖아 대기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내다봤다.

한편 일본 대기업 가운데는 도요타가 최근 인도네시아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고, 파나소닉은 조달·물류 거점을 싱가포르로 옮기기로 했다. 세계 3위 반도체 메이커인 엘피다메모리도 일본 내 생산 설비의 40%를 대만으로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