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반면, 중소 조선사들은 일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한국조선업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드릴십, LNG선, FPSO 등 고가 수주에 힘입어 2년 만에 세계 조선 1위 탈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소조선사들은 벌커·탱커 등 시황 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우려 등으로 하반기 수주가 부진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33척, 20억9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달성한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하반기 실적은 5척, 1억9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반기 5척 선종 모두 벌커 및 탱커다.
SPP조선도 올 상반기 22척, 6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하반기는 50K급 탱커 1척만 달성했다. 대한조선의 경우 상반기 2척에 이어 하반기 수주는 전무하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업계는 7월부터 10월까지가 비수기다. 그리스 등 주요 고객들이 한 달에 달하는 휴가를 다녀오기 때문”이라며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이 같은 수주 부진과 함께 유동성 문제가 겹칠 경우 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많은 중소조선사들이 현재 문을 닫거나 힘든 상황이다.
해적 피랍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호해운의 계열사인 삼호조선은 지급요청된 21억원 어음을 막지 못하고 지난 5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세코중공업은 상반기 경영난으로 인해 작업장을 잠정 폐쇄했다.
이외 지난 2008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21세기조선이나 2009년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간 신아SB(전 SLS조선)는 올해 수주가 전무한 실정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현대(중공업)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업체들이 만들 수 있는 선박이 제한적이다”며 “중국업체들이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일본도 새롭게 고연비 선박을 중심으로 나선 상황이라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21세기조선이나 신아SB 등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 물량들이 소진되면서 추가 수주가 없을 경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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