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담을 앞둔 19일 리 부상은 9.19공동성명 6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화에 앞서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때문에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당국은 21일 열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2차 비핵화 회담에서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사전조치를 관철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한ㆍ미ㆍ일은 그동안 북한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을 비핵화 사전조치로 요구해왔다.
또한 리 부상은 이 자리에서 최근 미국에 2차 북미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해 1차 비핵화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대화에 이어 북미대화가 곧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 부상은 9.19공동성명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리 부상은 국제 관계에서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국제 사회가 북핵 문제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부상은 북한이 9.19공동성명에 따라 플루토늄 핵 시설을 불능화했는데도 나머지 6자회담 관련국들이 보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북한에 충분한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취싱(曲星)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세미나가 끝난 후 연 기자회견에서 “리 부상은 2007년 이후 무기급 핵 물질을 생산하지 않았고 영변의 원자로가 다시 운영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며 “북측은 6자회담을 패키지 방식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하면서 회담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21일 남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2차 비핵화 회담을 갖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리 부상은 베이징 체류 기간 우 특별대표와도 별도의 회견을 하고 6자회담 재개 조건과 수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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