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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가시화…"이탈리아·스페인도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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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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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스페인 연쇄 디폴트 우려 확산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에 또다시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그리스 지원 주체인 '트로이카' 실사단이 그리스 정부와 추가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그리스의 운명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다.

그리스가 고통스러운 긴축을 감내하고 추가 지원을 얻어내도 이미 침체된 경기는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적자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안이 시행되려면 유로존 17개국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의회는 지난주 투표 일정을 잡는 데 실패하며 험로를 예고했다.

유로존 재정불량국 디폴트 가능성(출처: CNN머니)
그 사이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가 기정사실로 굳혀지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시장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99.9%로 점치고 있다.

문제는 디폴트 사태가 그리스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재정불량국에서 발을 뺄 게 뻔하다고 CNN머니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S시장에서 이들 국가의 디폴트 확률은 28~66%로 점쳐지고 있다.

그리스의 국가 부채는 3000억 유로(4110억 달러), 5개국 부채를 모두 합하면 2조8000억 유로에 달한다. 대부분 유럽 은행권에 몰려 있어 국가 부도 도미노가 현실화하면 유럽 금융시스템도 무사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디폴트 가능성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3·4위로 꼽히는 경제대국으로 국가 부채가 각각 1조8430억 유로, 6390억 유로에 달한다. 4400억 유로 규모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로는 구제할 수 없는 규모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두 나라를 유럽 재정위기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CNBC도 이날 유럽 재정불량국을 일컫는 'PIIGS'에서 포르투갈과 아일랜드가 빠지고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IGS'로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에 이어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사이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와 더불어 이탈리아, 스페인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지난 5월 EU와 IMF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을 승인한 이후 범유로존 지수인 유로스톡스지수는 31% 추락했지만,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는 20% 내리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 증시는 37% 떨어졌다.

채권시장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는 데 반해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7월 중순 각각 13.5%, 14%에 달했던 것이 지난 주말엔 11%, 8.6%로 하락했다.

CNBC는 다만 아일랜드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크고 포르투갈은 내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양국 경제는 각각 세계 경제 침체와 재정긴축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안심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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