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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LG, 조직문화까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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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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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LG그룹의 모토는 '인화'다. 조직원 간의 신뢰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인화경영은 구인회 창업주부터 2대 구자경 명예회장과 3대 구본무 회장까지 60년 세월 동안 LG를 지탱해왔다. 이는 그룹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LG는 지난해 연말 주요 계열사 경영진 및 임원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사령탑에 올랐음에도 소폭 인사에 그쳤다. 강유식 (주)LG 대표이사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허영호 LG이노텍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부분 유임됐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했음에도 대규모 물갈이를 통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LG 특유의 인화경영이 다시한번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패널값 추락으로 LG디스플레이 역시 영업손실 확대가 예상되는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인화를 중시하는 그룹 분위기에도 변화가 휘몰아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 더 독해졌다"

변화의 진원지는 LG전자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사업부의 사무직 인력을 재배치하고 했다. LG가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활용한 전례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임직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실적이 좋은 사업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한 에어컨사업부 임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연 1회 지급하는 회사 내부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LG전자의 최근 변화는 실적을 우선시하는 삼성과 닮았다. 삼성은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을 그대로 적용했고,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1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삼성SDI 역시 2차전지 등 성과가 뛰어난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3명에 대한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

성과급 지급에서도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지난해 10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사업부와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는 갤럭시S를 생산하는 무선통신사업부는 인센티브 상한선까지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반면 만성 부진을 기록 중인 생활가전 사업부문과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의 침체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TV 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을 받았다.

◆경영기조 '인화'에서 '실적'으로 바뀌나

최근 재계 최대 관심사는 LG전자의 변화가 그룹 전체로 확산될지 여부다. 재계에서는 LG그룹 전체가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실적을 중시하는 경영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마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LG 최고위층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냈던 LG그룹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조3519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비교해 61.4%나 줄어든 수치다. 이로써 LG는 순이익 기준으로 올해 그룹 순위 6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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