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구타 사건으로 사망한 왕건샹의 12살짜리 딸이 빈소에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애처롭게 서 있다. [출처=펑황왕]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회사 측에 밀린 월급을 달라고 독촉하다가 직원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의 막노동자)이 사망하는 사고가 중국에서 발생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펑황왕(鳳凰網)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시 둥팡룽청(東方龍城)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42세 농민공 왕건샹(王根祥)은 회사 측이 중추제(中秋節) 연휴기간 고향에 내려갔다 온 사이 제멋대로 해고를 한 뒤 밀린 임금을 주지 않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공사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왕건샹은 밀린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항의했으나 공사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구타를 당하는 도중 2m 길이의 쇠파이프로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실려갔으나 결국 사망에 이른 것.
왕건샹의 형 왕건하이(王根海)는 “동생이 몇 마디도 하기 전에 갑자기 어떤 직원이 쇠파이프를 휘둘러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며 “그 뒤로도 직원들의 구타가 계속되고 제수씨가 살려달라고 소리쳤으나 이들은 공사장 문을 닫아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왕건샹의 아내 마오진잉(茅金英)도 “10여명이 쇠파이프, 각목으로 남편을 비롯한 임금 체불에 시위하는 노동자를 때리고 있었다”며 “이를 말리러 간 아주버님도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왕건샹은 끝내 사망했으며, 왕건하이, 마오진잉 등 다른 이들도 구타를 심하게 당해뼈나 허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현재 경찰은 현재 가해자들을 구속하는 한편 이번 집단 구타 사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도 “이건 구타가 아니라 백주대낮에 저지른 살인사건이다” “이것이 중국이 말하는 ‘허셰(和諧·조화로운)’사회란 말인가” “서민들도 살길을 마련해 줘야하지 않느냐” “우주선이나 로켓은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왜 서민들의 권리는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가”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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